도깨비

빛으로 그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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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이에 구멍을 뚫고 실과 바늘로 그 구멍들을 지나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그 공간에 실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. 실들이 쌓이고 쌓여 마무리가 될 때는 선을 쌓아 그린 그림이 떠올랐다. 더 순간적이고 잡히지 않는 재료인 빛을 찾았고,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.

시골, 폐가, 두가지 이미지만으로 떠올릴 수 있는 도깨비에 현재 내가 작업하며 떠올리는 부적의 느낌을 담는다면 좋겠다. 위에서 내려다보며 너를 다 안다는 표정으로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주마하는, 서낭당의 느낌일듯하다, 동네어귀에 있으면서 마을의 수호신을 섬기는 의미로 쌓아 올리는, 서낭당까지는 아니어도 힘든 일이 있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바라보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너는 내 마음 알지? 하며 위안을 삼을수 있는 그런 기념비가 되었으면 한다.

공간을 찾아 다녔다. 익숙한 공간에서 아주 낯선 공간, 그 공간에서 준비하지 않은 몸짓으로 즉흥적으로 움직이다 때론 익숙한 그림을 그려내다 머릿속이 비워졌다. 내가 그것을 찾는 걸까? 그들이 오는 건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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© 2019 by Kim Tae Hoo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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